오늘의 사건파일, 수상한 사람을 발견했다는 경찰 신고로 시작합니다.
지난주 서울 강서경찰서에 한 통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는데요. "누군가 손전등을 이용해 주차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는 겁니다.
경찰은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현장 주변을 몇 바퀴 씩 돌며 30분 넘게 살펴봤지만 손전등을 들고 있는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교복을 입고 있는 여고생 한 명이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는데요. 경찰은 이 여고생을 쫓아가봤습니다.
[최남윤 / 서울 강서경찰서 곰달래지구대 경위]
"여학생을 따라갔는데, 그 학생이 사라진 거예요. (여학생이 탄) 차량이 갑자기 급발진을 하면서…"
숨죽이며 차량을 따라가던 경찰차. 그때 갑자기 차량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는데요. 차량 번호를 조회해보니 바로 전날 도난 신고가 접수된 차량이었습니다.
처음 신고가 접수된 화곡 2동에서 목동을 지나, 강서구청, 가양역까지 경찰의 추격전이 이어졌는데요. 도난 차량은 10km가 넘는 거리를 20분 넘게 휘젓고 다녔습니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심야 추격전. 그 때 쏜살같이 도로를 빠져나가는 도난 차량 뒤로 택시 한 대가 달라 붙습니다.
경찰차 못지 않은 속도로 차량을 추격합니다.
당시 출동했던 경찰 차량만 지구대에서 3대, 강서경찰서 교통계 차량 1대 등 총 4대 였습니다.
여기에 택시 기사까지 추격에 나선 겁니다.
[최모 씨 / 도난차량 쫓아간 택시기사]
"감각적으로 (핸들을) 틀어버렸죠. 큰 사고는 피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쫓아갔다니까요."
결국 막다른 길에서 붙잡힌 도난 차량과 범인들. 알고 보니, 모두 미성년자인 고등학생이었습니다.
마포구에서 문이 잠겨있지 않은 차량을 훔친 뒤, 강서구에서 또 다른 차량을 훔치려다 경찰에 붙잡힌 겁니다.
지난 5년간 발생한 10대의 무면허 운전 교통사고는 모두 5천 5백 건 넘게 발생했는데요. 하마터면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사건이었습니다.
사건파일이었습니다.